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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ly 2, 2025

『F1 더 무비』, 〈탑건: 매버릭〉의 자동차 버전인가?

 

올해 새로운 F1 시즌이 호주에서 막 개막했다. 호주를 달려갈 정도의 F1 레이스 팬이 아니라면, 영화 『F1 더 무비』를 보라~

오랫동안 기대를 모아온 F1 영화에 대한 소식이 이번 주에 전해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했을 것이다. 예상대로, 마침내 이 영화의 공식 예고편이 공개되었고 6월 25일부터 상영중이다. 나는 영화를 봤지만, 영화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스포일러 가득한 글이 될테니, 예고편을 중심으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예고편만으로도 F1 영화의 줄거리는 확실하게 보여준다. 

브래드 피트(Brad Pitt)가 연기하는 '소니 헤이즈(Sonny Hayes)'는 F1의 가상의 팀 APXGP 소속 드라이버로 복귀한다. 영화는 데이토나에서 포르쉐 911 GT3를 몰고 있는 헤이즈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아마도 전통적으로 국제 모터스포츠 시즌의 포문을 여는 ‘데이토나 24시’ 경기에 참가 중인 설정일 것이다. F1 영화에서 데이토나 장면이 먼저 나온다는 것은 누군가 소니 헤이즈를 F1팀으로 영입한다는 게 바로 예측된다. 

데이토나(The Daytona)란?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Daytona Beach)에 위치한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Daytona International Speedway)에서 매년 열리는 NASCAR 컵 시리즈(NASCAR Cup Series)의 대표적인 500마일(약 805km) 경기이다.

이 대회는 매년 데이토나에서 열리는 두 차례의 컵 시리즈 중 첫 번째 경기로, 두 번째는 코크 제로 슈거 400(Coke Zero Sugar 400)이며, 플로리다주 전체에서는 마이애미 남부의 홈스테드(Homestead)에서 열리는 봄철 경기 스트레이트 토크 와이어리스 400(Straight Talk Wireless 400)까지 포함해 총 세 경기가 열린다.

1988년부터 2019년까지는 컵 시리즈 일정에서 네 개뿐인 제한판(Restrictor Plate) 경기 중 하나였으며, 1959년스피드웨이 개장과 함께 첫 대회가 개최되었다. 이후 1982년부터는 NASCAR 컵 시리즈의 시즌 개막전으로 자리잡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50대를 훌쩍 넘긴 어른의 성장 이야기

‘한때는 스타였지만 지금은 몰락한’ 클리셰도 빠지지 않는다. 그는 밴에서 생활하고, 도박 중독자란 낙인이 찍히며, “실현되지 못한 최고의 드라이버”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어 헤이즈의 과거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그가 ‘카멜(Camel)’ 스폰서 시절의 로터스(LOTUS) 머신에 탑승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그가 F1에 처음 입문했던 시기가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임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플리트우드 맥(Fleetwood Mac)의 명곡 〈The Chain〉 – F1 팬들에게는 단연 최고의 테마곡 – 이 울려 퍼지며, 헤이즈의 F1 복귀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줄거리는 베테랑 드라이버 헤이즈와 루키 팀 동료 조슈아 피어스(Joshua Pearce, 데이먼 이드리스 Damon Idris 분) 간의 갈등으로 시작된다. 둘의 첫 만남은 꽤 냉랭한 분위기인데, 예고편에는 “마지막으로 우승한 게 언제였죠?”라는 대사도 등장해 예상 가능한 신경전이 벌어짐을 알 수 있다. 

이후엔 다양한 액션 장면, 충돌 사고, 팀 동료 간의 긴장, 그리고 케리 콘돈(Kerry Condon)이 연기한 ‘케이트’와 헤이즈 간의 로맨스도 암시된다. 케이트는 APX 팀과 관련된 인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역할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매버릭과 헤이즈는 비슷하지만 확연히 다른 인물

이미 영화를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진부하지만 꽤 잘 만든 영화 정도의 평이 많아, 오락 영화 정도로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브래드 피트의 연기와 그가 연기하는 소니 헤이즈에 너무 감정이입을 한 탓일까? 나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나 싶은 생각도 들면서, 내 차 운전석 아래 숨기듯이 놓아둔 레이싱슈즈가 자꾸 떠올랐다. 유독 영화에서는 레이싱 슈즈를 신는 장면이 많이도 나온다. 

브래드 피트의 소니 헤이즈는 그냥 망나니나 막 돼 먹은 인물일 것 같지만, 너무나 잘 다듬어지고 사회화한 인물임을 보여준다. 로맨스 장면 마저도 소니 헤이즈가 왜 레이싱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그저 작은 에피소드로 사용될 정도다. 

액션 장면의 퀄리티는 의심하지 않았다. 영화 대부분이 최근 두 시즌의 실제 F1 경기 현장에서 촬영되었고, 그 제작진이 바로 〈탑건: 매버릭〉 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상의 탑건"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매버릭보다는 소니 헤이즈의 삶이 더욱 깊이 살펴봐주는 느낌이다. 연기의 차이에서도 드러나는 디테일일 것 같다. 

줄거리 측면에서는 다소 유치하게 흐를까 우려되었지만, 다행히 그런 분위기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브래드 피트가 보여주는 소니 헤이즈에 집중해서 본다면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될 것이다. 삶의 지향점으로 삼아도 좋을 듯한 인물이다. 그리고 다시 감춰둔 나의 레이싱 슈즈를 신어 보고 싶다. 피를 끓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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